영화 "헤어질 결심"을 "두 세번 볼 결심" - 넷플릭스 영화 공개

 

입으로 대사를 뱉는 배우가 아닌 온몸으로 뱉는 배우 "박해일".

기품을 넘어서 고귀한 매력을 내뿜는 배우 "탕웨이".

이 둘의 캐스팅은 너무나 잘 어울리다 못해 몰입감을 최고조로 올려 줍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두세 번 더 볼 결심"으로 바꿔 준 두 배우의 열연이 최고였습니다. 

로맨스, 미스테리, 서스펜스가 이 영화의 장르라고 소개되었지만 개인적으로 헤어질 결심은 로맨스+서스펜스가 만난 로맨스테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범죄 때문에 알게 된 남녀 로맨스가 주제인지, 사건의 매개체가 되는 범죄가 주제인지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잘 어우러져 있으니까요. 

 

 

 

영화 헤어질 결심 비하인드 

 

박찬욱 감독의 11 번째  장편영화이자,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수많은 영화제 및 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수상 이력이 화려합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비하인드 이야기들도 재밌습니다.

러닝타임은 총138분인데, 이 138이란 숫자는 영화를 보면 의미 있는 숫자란 것을 알게 됩니다.

영화에 삽입된 가수 정훈희의 "안개"란 노래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를 찍기 전 영감을 준 소재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후반에 해준과 서래가 다시 만난 장소 "이포"는 안개가 자욱한 도시이고, 서래가 월요일에 돌보는 할머니의 휴대폰에 넣어준 음악 목록으로 등장인물들이 가장 많이 듣는 곡이기도 합니다.

영화촬영을 하기 전 각본 작업 때부터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는 박해일과 탕웨이를 고려했고, 이 캐스팅은 완전 성공적이었습니다.

등장인물 중 배우가 아닌 코미디언 김신영이 강력계 형사로 출연을 하는데 이미지 때문에 시사회 직전까지 출연배우를 비밀에 부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배우 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2022년 좋아하는 영화목록 중 하나라고 밝혀 큰 화제를 낳은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2022년 좋아하는 영화목록 중 하나가 되었네요. 

 

 

 

 

 

당신에게 미결로 남고 싶은 사랑. 

 

산 정상에 올랐다가 변사체가 된 남자. 유력한 용의자는 그의 아내 중국인 송서래. 

한국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는 그녀는 중국에서 간호학을 공부했고,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말이 서툴다며 상황에 맞지 않는 말들을 하지만, 어색한 말을 할 때마다 미소를 짓습니다.

심지어 남편의 죽음 소식에도 크게 동요하거나 놀라는 기색이 없는 그녀입니다.

 

사건을 맡은 장해준 형사는 그녀의 행동을 보고 남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주변을 맴돌죠.

사건의 담당 형사와 피의자의 신분으로 만나게 된 해준과 서래이지만, 해준은 그녀를 감시하기 위해 그녀의 집 앞에서 잠복을 시작합니다. 

피의자의 DNA를 추출하고, 심문하는 과정에서 서래는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와 대화를 하며 그녀의 특별한 단어 선택에 웃음을 감출 수도 없고 저녁 식사를 한 후의 정리 호흡도 해준의 마음에 스며드게 됩니다. 

"마침내" 

해준은 그 이후에도 서래의 집안을 보며 서래의 행동 하나하나를 스마트워치에 녹음을 합니다. 

해준은 잠이 너무 오지 않아 잠복을 할 정도의 지독한 수면부족을 겪고 있었으나 그녀의 집 주변과 그녀를 감시하면서부터 웬일인지 꿀잠에도 들고, 그녀에게 더욱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 둘은 서래의 집에서, 해준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대화를 하며 감정을 더 키우게 됩니다. 

서래의 힌트로 미결 사건을 해결하지만 피의자는 자살을 해버리며 해준을 걱정한 서래는 해준의 집에서 해결된 사건들은 잊어버리라며 서래남편의 사건을 기록한 사진도 불태워 버리고 서래의 숨결로 해준을 잠에 들게 합니다.

해준의 주중 일상은 서래와 주말 일상은 이포에 있는 부인과 함께 하는데 해준의 마음은 늘 서래를 향해 있습니다.

그러나 서래의 월요일 할머니의 간병을 해준이 대신해주면서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죠. 

바로 서래의 남편 기도수가 사망했던 그날의 서래의 알리바이가 무너지는 일이었는데 결국 서래의 남편 기도수는 서래가 죽인 게 맞았습니다. 

비밀이 담겨 있는 서래의 휴대폰을 아무도 찾지 못하게 바다 깊은 곳에 빠뜨려 버리라고 하고 떠나는 해준. 

그리고 일 년여 후 부인과 함께 시장을 찾았다가 또 다른 남편의 아내가 되어있는 서래를 우연히 만나고, 서래의 현재 남편의 살인사건으로 그 둘은 또다시 해후를 하고, 서래는 해준에게 당신에게 미결로 남고 싶다고 합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까 봐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는 사건의 형사와 피의자가 만나 그렇고 그런 호감을 갖는 뻔하고 단순한 장치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해준과 서래 둘 사이의 감정 교류는 첫사랑의 그것처럼 설레기도 하지만 사랑에 목마르고 외로워하는 인간, 당신을 통해 나를 볼 수 있다며 비슷한 감정을 가진 남자와 여자의 만남을 당당하게 제시합니다. 다만 감정선은 넘치지 않게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주연배우뿐 아니라 조연배우들의  연기들 또한 뛰어나니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두 배였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정보 

감독 : 박찬욱 

각본 : 박찬욱, 정서경

출연 :

장해준 역 - 박해일 (국화꽃 향기, 살인의 추억, 질투는 나의 힘, 인어공주, 연애의 목적, 모던 보이, 이끼, 최종병기 활, 은교, 고령화 가족, 덕혜옹주, 남한산성, 한산:용의 출현 등)

송서래 역 - 탕웨이 (색, 계, 만추, 시절인연, 내부고발자 : 도시영웅 등)

정안 역 - 이정현

수완 역 - 고경표

연수 역 - 김신영

기도수 역 - 유승목

임호신 역 - 박용우

홍산오 역 - 박정민

월요일 할머니 - 정영숙